오크와 고블린의 역사는 대개 인간과 엘프, 그리고 드워프들에 의해 기록되며, 이 종족들과 전투를 벌였던 거대 오크 부족들의 흥망성쇠의 기록이나 다름없습니다. 오직 인간이나 드워프에게 큰 해악을 끼쳤던 거대하고 강력한 부족들만이 역사에 기록되기에 이 기록은 파편화되어 있고 피로 가득 차있으며, 올드 월드 전체가 파멸의 끝자락에 몰려있을 때에 내용이 더해지게 됩니다.


골바드의 와아아아아! Waaagh! Gorbad

골바드 아이언클러는 유사 이래 가장 공포스러운 오크 지도자였습니다. 그의 파괴의 진군은 제국을 가로질러 이어졌고, 그가 파괴한 졸란트Solland 지역은 너무나도 황폐화되어 다시는 재건되지 못했습니다.

골바드의 부족인 아이언클러 오크 부족은 아이언 락 근처에서 오랜 세월 생활해왔으며, 이들의 흥망성쇠는 여타 오크 부족들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때 아이언클러 부족의 주된 호적수로는 브로큰투스 부족이 있었지만, 골바드는 고대의 드워프 땅굴을 통해 이 부족에게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그 커다란 덩치와 야만스러움으로 악명높던, 브로큰투스 부족장 파괴자 조고스Crusher Zogoth를 몰아내었습니다.

싸움에서 지고 나면 금새 승자의 편에 붙는 오크답게, 골바드에게 패배한 브로큰투스 부족은 골바드를 새로운 지도자로 받아들였습니다. 새로운 부하들을 그 날카로운 손톱의 손아귀에 넣은 골바드는 주변의 고블린과 나이트 고블린 부족을 순식간에 정복하고는 자신의 명령을 따르는 군세의 크기를 눈덩이처럼 키워갔습니다. 그리고 골바드의 와아아아아!가 시작되었습니다. 골바드는 빠르게 군세를 불리고는, 그 깃발 아래 결집된 수많은 고블린 부족들을 이끌고 검은 화염의 고개Black FIre Pass로 향했습니다.

산에서 쏟아져나온 골바드의 군세는 오래된 드워프의 길을 따라 제국으로 향했습니다. 그 무엇도 멈출수 없어보이는 와아아아아!의 무리가 무트Moot를 파괴하고 약탈했으며, 애버하임Averheim과 누른Nuln의 마을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바꿔놓았습니다. 누른의 파괴는 제국군의 결의를 약화시켰기에 지기스문트Sigismund 황제에게 있어서 커다란 타격이었으며, 그 반면 오크들은 점점 불어나고 있었기에 동시에 골바드의 위대한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졸란트의 왕관 전투 The battle of Solland's Crown

그 뒤 몇주만에 졸란트와 비센란트 전체가 약탈당하고 불태워졌습니다. 졸란트의 엘드레드 백작은 골바드의 도끼인 토막도끼 모르글로르Morglor the Mangler에 난도질당했고 그의 깃발은 진흙탕에 쳐박혔으며, 선제후The Elector 대대로 내려오던 룬팽은 골바드의 전리품이 되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골바드는 졸란트의 왕관을 백작의 머리에서 뜯어낸 뒤 자신의 머리에 얹고 그것을 승리의 징표로 삼았다고 합니다.

몇일 뒤, 비센란트의 백작은 졸란트의 백작보다는 더 그럴싸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의 검을 골바드의 가슴에 깊숙히 박아넣은 것입니다. 하지만 골바드의 복수심에 가득 찬 역습에 그 역시도 명을 달리하고 말았습니다. 비센란트 그레이트소드대(隊)Greatswords의 자기 파괴적인 돌격이 골바드를 구역 내에 묶어두지 못했다면 백작의 피투성이 시체가 그의 말에 끌려 전장을 벗어날 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상처입고 분노한 골바드는 그레이트소드대의 대열로 빠르게 밀고들어가 그들과 싸웠습니다. 몇주간 전투는 계속되었고, 오크는 제국 남부를 약탈하고 불태우며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 오크는 다시금 북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알트도르프로 말입니다.


알트도르프 공성전 The siege of Altdorf

지기스문트 황제는 알트로르프에서 도시의 외성을 강화하고 수확물을 모아들이며 오크의 공격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그린스킨들은 금새 자잘한 물자들을 놓고 싸워대기 시작했는데, 그러한 오크들은 상처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골바드의 눈에 띄는 순간 옆에서 얼쩡대던 고블린 몇마리를 저승 길동무 삼아 목이 날아가곤 했습니다. 더는 부하들에게 자기들끼리 치고받을 시간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골바드는 병력을 이끌고 알트도르프의 성벽으로 담백한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 대충 준비된 공격에서 오크는 뜨거운 맛을 보고 쫓겨나게 됩니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견뎌낼 참을성이라곤 없었던 골바드는 부하 워보스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공격을 감행토록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알트도르프 주변의 늪지때문에 알트도르프 성은 오크들이 공격하기에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수백의 그린스킨들이 늪지를 지나다가 발이 빠지고 익사했으며, 수렁을 안전하게 지나가는 길이 어디인지를 두고 끊임없이 말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눈앞의 혼란을 지켜본 골바드는 공격을 잠시 멈추고 기나긴 공성전을 준비하는것 외에는 답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오크의 투석기가 날린 거대한 바위들이 성벽을 강타하고 도시에 떨어졌으며, 성의 기반을 파괴하고 건물들을 가루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대항하여 도시의 대포가 투석기를 겨냥하여 발사되었고, 순식간에 투석기를 나무조각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여전히 알트도르프의 성벽을 돌파하지 못하자 골바드는 그의 비밀 무기를 사용하기로 마음먹고는 산에서부터 운반해온 거대한 수레들의 사슬을 끊었습니다. 귀가 찢어질듯한 울부짖음과 창자가 꼬이는 악취를 동반하여 여섯 마리의 강력한 와이번이 축축한 우리에서 풀려나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이 사나운 야수들은 알트도르프 상공으로 올라가 도시의 병사들을 향해 급강하했고, 와이번의 날카로운 발톱은 인간과 대포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습니다.

그 소란 중에 와이번 중 하나가 위대한 홀The great hall의 지붕을 뚫고 황제의 궁성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와이번은 몇시간동안 궁성에서 날뛰었고, 수많은 궁성의 하인들을 잡아먹고 연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병사들이 와이번의 길을 수차례 막으려했지만, 그때마다 와이번은 산더미같은 나무와 벽돌조각을 남기며 벽을 뚫고나가곤 했습니다.

지기스문트 황제가 궁병대를 이끌어 와이번의 앞을 막자 와이번은 그 꼬리로 궁병들을 후려쳐 단박에 몰살시켰고, 그 악취나는 입으로 황제를 집어물었습니다. 대부분의 제국의 역사는 뒤통수를 바짝 뒤쫓는 발소리로부터 살아남은 궁병들이 어떻게 도망쳤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지만,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뒤따라 들어온 두번째 와이번이 황제의 유해를 두고 첫번째 와이번과 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배를 적당히 채운 와이번은 깃발과 태피스트리로 황제 알현실 안에 둥지를 만들었습니다. 와이번이 둥지 안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을 때 분노한 기사들이 알현실 안으로 뛰쳐들어왔고, 그들은 황제의 피의 복수를 해냈습니다.

도시의 다른 곳에서는 칼리지 오브 매직Colleges of Magic의 최고원로Supreme Patriarch가 엘드리치 파이어로 와이번 한마리를 사냥했고, 다른 와이번은 발리 건의 폭발에 맞고 떨어졌습니다. 골바드의 비밀병기들 중 대부분이 죽거나 실컷 배를 채우고 잠에 빠졌을 때까지도 그의 병력들은 멍하니 앉아서 성벽을 구경하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와이번은 도시에는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지만 성벽과 성문은 무시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비센란트 백작이 입힌 마법 상처는 날이 갈수록 골바드에게 골칫덩이가 되어갔습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골바드는 추종자들에게 목청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고, 아직까지도 알트도르프를 함락시키지 못한 부하들에게 저주를 퍼부어댔습니다. 골바드의 와아아아아!는 서서히 와해되어갔고 부족들은 그들이 원래 살던 숲과 산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골바드조차도 알트드로프를 포기하고 말았고, 불타고 전투로 파괴된 그곳을 등졌습니다.


무너지는 와아아아아! The Waaagh! collapses

골바드의 깃발 아래 모여들었던 수많은 그린스킨 부족들은 모두 돌아가버렸고, 이제 골바드에게 남은 것은 아이언클러 부족과 브로큰투스 부족 뿐이었습니다. 골바드 아이언클러는 레이크Reik 강을 따라 동쪽으로 후퇴해 세상의 끝자락 산맥으로 돌아갔습니다. 수가 많이 줄어든 골바드의 군대는 복수심으로 불타는 제국군에게 끊임없이 공격받았고, 심지어 한때 그의 와아아아아!를 함께했던 오크 부족들에게 공격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앞에 놓인 전투는 이제 하나 뿐이었는데, 검은 화염의 고개 남쪽, 악명높은 붉은 산의 그림자에서 벌어진 전투인 피봉우리 전투The Battle of Blood Peak가 그것이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머릿수를 자랑하던 오크 무리는 그곳에서 카락즈 아 카락Karaz-a-Karak이 이끄는 드워프 군대와 마주쳤습니다. 서부로 진군하던 도중 골바드는 여러 드워프 무덤에 침입했었는데, 이 신성모독적 행동은 "땅딸보"들에게 있어서는 잊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비록 골바드 자신은 드워프의 분노에 담대하게 맞섰지만, 그의 군대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고 게다가 드워프들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지만 골바드는 쓰러진 적을 무릎으로 찍어버리고 그의 강력한 도끼로 주변을 황폐화시키면서 계속해서 울부짖으며 싸웠습니다.

그 이후 제국령에서는 다시는 골바드를 볼 수 없었습니다. 오크들은 그 어떤 종류의 기록도 거의 남기지 않으며 드워프들은 그에 대해 확언을 주지 않기에 골바드가 마지막 전투에서 죽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는 그곳에서 탈출해서 오래 전 가졌던 힘을 다시 끌어모으며 그의 땅을 다시 되찾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골바드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건, 그의 명성과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오크들에게 있어서 골바드는 고크와 모크 우편에 앉아있는 위대한 영웅이며, 와아아아아!의 파괴적인 힘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존재입니다.